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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3 에너지경제 [1500여개사에 1만개 부품을 매달공급] – 2009.04.21

- 반도체장비용 용접형 벨로우즈 전문사
- 원전 냉각재 펌프용 씰 국산화 선두주자
- 30년 전통 씰 전문회사로 수출의 매출의 절반

"한 달에 1만개의 제품을 1500개 고객에게 공급합니다. 이해가 갑니까?" 물론 이해가 안 갔다. 처음에는.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을 30년째 지속하고 있는 회사는 한국씰마스타. CEO는 화학공학도 출신인 김윤호 대표.

작년 총 매출 650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을 수출로 채울 정도로 국내 보다는 해외에서 더 알아주는 이 회사의 핵심 제품은 반도체 장비용 벨로즈와 씰(Seal) 쉽게 말해 밀봉부품이다. 0.05mm 이하의 박판을 레이저로 용접해 스프링처럼만들어 유체나 공기를 물샐 틈 없이 완벽히 차단시키는 부품들이다.

100만 사이클 이상으로 1,500 ~ 20,000RPM 의 회전에서도 견뎌낼 수 있는 고성능을 구현해야만 비로소 제품으로 인정받아 세상에 나갈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오로지 이 제품들로 미국시장을 점령, 점유율은 무려 70%, 조금 심하게 말하면, 아예 경쟁자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큰 수출국은 미국, 지난 2000년 진입에 성공한 이후 톱이다. 유수의 반도체 장비업체인 노벨러스, 바리안, AMAT 모두 고객이다. 특히 AMAT에서는 2년 연속 최우수 공급업체로 선정될 정도이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의 아넬바 히타치도 고객으로 편입시켰고, 유럽 싱가폴 시장도 뚫었다. 화학플랜트에서 시작한 것이 이제는 반도체 항공까지 수요처를 넓혔고, 최근에는 지멘스와 메디칼 분야 CT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물론 롱텀비즈니스다. 또 독일과는 자동차의 첨단 고효율 엔진에 사용되는 제품도 공급키로 한 상태다.

도대체 비결은 뭔가. 역시 있었다.

김 대표는 "거의 100%에 가까운 납기준수율과 제로에 가까운 불량률이라고 쉽게 말했다. 이것을 가능케 한 것은 투자와 철저한 품질관리가 바탕이 되었음은 두말하면 사족. 가장 기본적인 ISO 9001 부터 PQP, SPC, AS9100, TS16949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선진품질관리기법 도입은 물론이고, 공정관리시스템을 문서로 정착시켜 지속적이고 일관된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는 체제를 구축한것. 공정자동화시스템에 기술정보와 전산관리시스템 등이 씨와 날로 엮여 그야말로 대기업에서조차 벤치마킹할 정도의 완벽하게 품질을 관리하고 있는 것. 이른바 경영정보시스템(MIS, Managment Information System)의 스텐다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외환위기때 우수한 인재를 골라 뽑은 김 대표 특유의 용인술도 한 몫 톡톡히 했다. 김 대표는 "회사의 미래는 인력과 인재가 키를 쥐고 있고, 대우를 잘 해 주면 그 이상의 역할을 반드시 해낸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신념으로 굳어져 있음이 느껴졌다.

또 하나, 김 대표는 10여년전 한 직원이 몰래 기술을 빼내 창업을 했지만 고소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극제로 삼았다. 그 직원 하나를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고서야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 결국 그 회사는 몇 년만에 한국에서 자취를 감췄다. 싸우지 않고, 적도 만들지 않고 이긴 것이다.

삼박자가 완벽히 갖춰졌는데, 부품업을 고집하고 있는 이유 이 역시 김 대표는 단순명쾌하게 답했다. "벨로즈와 씰 같은 부품만 완벽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부품의 경쟁력이 없으면 조립이나 완성품의 경쟁력도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송충이와 솔잎'의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결국 김 대표의 '장인정신'은 원자력에서도 통했다.

주머니 속의 송곳은 반드시 옷을 뚫는 것이다. 만 4년이 걸렸지만 결국, 지난달 원자로 냉각재펌프의 핵심부품인 대형 씰을 고품질 저가격으로 국산화해 한수원의 고민을 일거에 해소시켰다. 원자력 3대 미자립 기술의 하나인 원자로 냉각재 펌프 국산화 촉진은 덤이지만 더 큰 선물이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겸손하다. 조립품, 완성품도 아닌 부품 한 가지만 생산 공급하는 부품업체 CEO로 살아온 30여년의 경험과 이력이 자기만의 철학으로 뿌리내린것. "제품개발의 일등공신은 한수원 정비기획처와 월성원전 2발전소 직원들"이라며 "위험부담 때문에 서로 저어하는 제품을 믿고 사용해 준 덕분에 부품이지만 완벽을 기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일까? 김대표는 한 시간 반의 인터뷰시간 동안 무려 여섯 차례나 자기가 CEO로 있는 회사를 '왕자갈 밭에 잡초'에 견주었다. 어느 고객도 전체 매출액의 3% 이내라 한 두 대기업에서 가격을 깎는 등 소위 군기(?)를 잡으려 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약육강식의 생리를 겪으면서 내성도 쌓였을텐데 김 대표는 인상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한국에는 납품업체는 있고, 협력업체가 없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고 아프게 꼬집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으로 상생하는 관계가 아니라 중소기업은 거의 일방적으로 대기업을 떠받치는 수족으로 전락해 있는 상하구조가 국가의 경쟁력을 깎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의 규모를 키우는 것과 그러기 위해 상장하는것. 두 가지 모두에 김대표는 시큰둥하다.
세계 최고의 첨단 제품을 만들어 수요가 자연스럽게 늘어나 역시 자연스럽게 회사가 성장하는 것이야 바랄 일이지만 억지로 볼륨만 키우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매달, 1500개 고객에게 1만개의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한국씰마스타의 CEO 김윤호 대표.

그는 '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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